나의 영역

흔히 볼 수 없는 흥미로운 네이버 블로그를 찾아 감상평을 남겨보려 한다.

 

https://blog.naver.com/emilyinseoul_

 

김뮤즈의 블로그 : 네이버 블로그

✔️안여돼에 왕따 당했던 SKY 출신의 ✔️인생 바꿔보고 싶어 성형 10번 넘게 한 ✔️ 잘생긴 전문직 남자랑 결혼한 솔직한 결혼10년차 애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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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로그 요약

'김뮤즈'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 블로그 소개글에 글쓴이의 인생이 함축되어 있다.

이렇게 솔직하면서 주제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블로그는 오랜만이어서 간만에 몰입하면서 정주행하였다.

 

블로그 글을 요약하면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 지덕체를 갖추자. 지(지성,교양), 덕(아름다운 내면, 역지사지 마인드), 체(얼굴, 몸매)

 - 지덕체에서 과락이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체'에서의 과락은 치명적이다. 지덕체 100/100/60 보다는 85/85/90가 원하는 남자를 만나는 데에 유리.

 - 상승혼을 하고 싶다면 성형도 불사한다. 그러나 아무 성형외과나 들어가지 말고 성형 지식 및 병원에 대해 확실히 공부하고 가자. 인생이 달린 일이다.

 

흠... 아주 일관성 있다.

 

 

2. 개인적인 감상

본인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이것은 내가 매우 크게 평가하는 부분인데, '본인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별로 없는 듯하다. 경험하고 깨져 보고 그때 가서야 이게 아니다 싶으면 후회하거나 돌아가거나 하지.

빨리 깨닫고 돌아가면 다행이기라도 한데 그렇지 못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그래서 연애도 여러 번 해보라고 하잖아. 그제서야 나에게 있어 중요한 요소와 그렇지 않은 요소를 알게 되는 것이다. 첫 연애를 해 보기 전까지, 사람들은 자신조차도 자신의 이상형을 잘 모른다.

 

저 블로그만 봐도 김뮤즈의 이상형 남자 상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는 점이 참 재미있다.

1. 키 크고 잘생긴 2. 전문직 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 그래야지. 이상형이 뚜렷해야 재밌지. 기본적으로 솔직한 사람 매우 좋다.

 

아래는 소개팅을 부탁받을 때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목록이다.

 - 그냥 엄청 착한 사람 만나고 싶어. (정작 '착하기만' 한 사람 소개시켜주면 싫다고 할 거잖아...)

 - 딱 봤을 때 느낌이 오는 사람이 좋아~ (그게 뭐람??)

 

그에 비해 저 기준은 얼마나 확실한가?

물론 블로거분도 딱 저 2가지만 보는 것은 아니겠지. 파고 들어가면 더 구체적인 요소들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상형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 조금 더 개인적인 감상

'미연시'에 대해 아실지 모르겠다. 아마 대부분은 들어는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연시란? 소녀 뮬레이션.

 

말 그대로 자신이 원하는 '미소녀'를 공략하는 게임이다.

공략에 성공해서 그 미소녀와의 해피엔딩을 보는 것이 목적인 게임.

 

미소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프린세스 메이커 마냥 주인공의 스탯이 일정 수치가 되어야 하기도 하고, 원하는 여주인공이 나타날 만한 장소를 따라다녀야 하기도 하며, 여주인공과의 대화에서 선택지를 잘 골라야 한다.

 

여주인공: 김뮤즈에 대해 알아?

선택지 1: 아니. 그게 뭐야? (+0.5)
선택지 2: 관심 없다 (-1)
선택지 3: 당연히 알지! (+1)

이런 느낌?

 

 

말 그대로 내가 원하는 여주인공을 '공략'하는 것이 목적이고 대부분은 남성향 게임이기에

주인공의 심리 묘사나 사랑에 대한 묘사보단 여주인공의 외모나 매력에 대한 묘사라던가 시각적인 묘사가 더 많다.

 

블로그를 본 개인적인 감상은

로맨스 소설보다는 미연시를 보는 느낌에 가까웠다.

 

로맨스 소설은 흔히들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어떻게 사랑하는지나, <반드시 그 사람이어야만 하는> 절대적인 사랑을 묘사하지 않던가?

A가 B보다 뛰어난 스펙과 재산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B만을 사랑한다거나 하는,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모호한 인간의 마음들.

 

나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20대이다. 이성에 대해 점수를 매기면서도

한 편으로는 점수화할 수 없는, 그 사람만을 위한 사랑에 대해서도 완전히 환상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김뮤즈님의 깊은 내면도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어떤 사람을 엄청나게 사랑해 본 적이 있는지

2. 내 기준에 괜찮다 싶으면 생기는 호감 vs 사랑. 둘의 차이점은 있을까?

3.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에 어느 정도의 중점을 두고 있는지

 

뭐 이것들은 개인적인 궁금증에서 비롯된 나의 욕심일 거고.

실제로는 블로그 주인장의 목적지향적이고 솔직한 인간성에 매력을 느껴서 <한 번쯤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된 부분이 제일 크겠다.

 

 

4. 마치며

현 시대를 사는 '대한제국 공주들'에게 한 번쯤 필요한 블로그가 아닌가 싶다.

(블로그에 여자를 위한 글이 많기는 하지만 사실 남자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성평등의 어떤 과도기에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가부장적이면 안 되면서도, 여전히 여자보다 능력이 좋아야 하고 여자를 위해줘야 하는.

여자는 의존적이거나 능력이 없으면 안 되면서도, 여전히 남자들은 여자에게 있어 어린 나이나 외모를 요구하는.

 

그 양쪽의 줄타기를 잘 하면서 원하는 바를 얻어 남들보다 편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유리한 것만 좇다가 노총각 노처녀 되는 사람들도 보았다.

 

그러한 현시대에서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그리고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김뮤즈님의 블로그를 보면서 "그렇게 하면서까지 꼭 전문직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것들도 또한 맞는 생각이다. 양쪽 다 마음이 이해된다.

본인이 추구하는 인생 방향으로, 본인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쪽으로 나아가자.